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같은 시설에서 무대에 오르는 예술의 주종은 보통 일반 대중이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장르이다. 이 글에서 ‘클래식’을 엄밀하게 정의할 필요는 없어 보이며, 대중예술과 반대편에 있다고 믿어지는 성악, 기악, 오페라, 발레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면 유럽의 근세 이후부터 교회, 왕실, 귀족의 비호 속에서 발달하고 근대 이후 부르주아 시민 계층이 향유하다가 현대에 들어와 서양 예술의 고전으로 취급받게 된 장르와 그 작품들이 ‘클래식’이라는 단어로 축약되어 한국인의 의식 세계에 들어왔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이른바 ‘클래식’이 선보여지던 곳은 왕궁, 귀족의 저택 등이었고 어떤 면에서 서양의 고전 예술은 한때 권력과 공생하는 어용 예술이었다고..
작년에 있었던 것 같은 어떤 일이 날짜를 확인해보면 실제로는 2019년에 일어난 경우가 더러 있다. 기억이 2019년에서 2021년으로 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 삶 속에서도 2020년의 존재감이 희미하다는 것을 근래 자주 깨닫고 있다. 시간은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며 실제로 경험한 사건들의 기억을 통해서만 시간이 기억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일 년 가까이 가지 못한 곳, 만나지 못한 사람, 하지 못한 것들이 떠오른다. 그런 부재가 삶의 흐름을 끊고 분명히 존재했던 시간을 기억에서 지운다. 그 부재 가운데 내게 크게 다가오는 것을 하나 꼽는다면 연극, 발레 등을 보러 다니던 문화생활의 중단이다. 사람들마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이 시기를 지나가고 있을 텐데 시급한 문제가 쌓여 있는 다른 곳에 비하..
1. 시간의 시험을 이겨내는 예술가 어쩌다가 시리즈가 되어버린 이 글은 드가의 화가로서의 궤적을 좇고 있다. 1편에서는 카메라가 회화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침범하기 전에 드가가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던 우연, 즉 ‘적당한 때’를 잡은 행운에 대해, 2편에서는 당시 대중이 사랑하는 발레를 늘 접할 수 있는 파리에 살았던 우연, 즉 ‘적당한 장소’에 있었던 행운에 대해 이야기했다. 타고난 재능에 더해 행운까지 겹쳐 드가는 예술가로서 드물게 생전에 이미 상당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그것은 최근이 아닌 100년도 넘는 과거의 이야기이다. 당대의 성공이 반드시 후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늘날까지 드가의 명성이 유지되는 것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시간의 시험을 이겨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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